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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agazine/생활경제*재태크

올해 집을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올해 집을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호랑이해인 2010년,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기 때문이다.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서고 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란 게 이유다. 실제로 연초부터 강남권 재건축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기존 매물이 거래되고 호가가 오르면서 일부 단지는 작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이전 가격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집값 안정을 점치며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실수요자들은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급매를 잡아야 할까?’라면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
2010년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주요 변수는 크게 2가지다. 정부의 출구 전략, 즉 금리 인상 여부와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그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 4%대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정부의 출구 전략은 타이밍의 문제일 뿐 반드시 나올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우리나라에서 금리 인상 카드는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수도권의 경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주택 구매 능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각종 선거 공약이 땅값과 집값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데 무게가 실리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오히려 집값 상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새 정책들은 선거 이후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 택지지구 단위 계획이나 택지 개발 지정권 등에 대한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이양되면서 각종 지역 개발 공약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유의하자.
강남 재건축 시장은 집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추가적인 주택 공급이 어려운 지역인 데다 재건축 공급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잠재적 투기 수요가 상존하면서 집값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은 2월 11일 양도세 특례 혜택 종료 이후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소강 상태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2차 보금자리주택과 위례 신도시다. 정부는 올해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을 지난해보다 3만여 가구 늘어난 18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입지가 워낙 좋고 분양가도 싸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차 보금자리주택과 위례 신도시는 모두 사전 예약이 당초 4월로 계획돼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최근 소비자들의 혼선을 피하고 청약 희망자들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위례 신도시 첫 사전 예약을 4월에서 2월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례 신도시의 사전 예약 공고가 2월 말 전후에 나오면 특별·일반 공급 등의 청약 절차는 3월 중에 끝나게 된다. 위례 신도시 사전 예약분 2천4백 가구는 모두 서울 송파구 관내에 지어진다. 일부 특별 공급 물량을 감안하지 않고 계산할 경우 서울 시민에게 절반인 1천2백 가구가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 절반은 서울·경기·인천 거주자가 모두 경쟁하게 된다.
올해 경기나 인천 등지의 수도권 주민들은 알짜배기 서울 분양 물량을 적극 공략해볼 만하다. 정부가 최근 청약제도를 손질한 데 따른 것이다. 새 제도에 따르면, 공급 물량의 100%가 서울 주민에게 우선 공급되던 서울의 택지개발지구 주택 공급 물량은 50%로 줄고, 나머지 50%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배정된다. 수도권 주민의 서울 아파트 청약 기회는 늘어나고, 서울 거주민의 당첨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라도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고, 최장 10년의 전매 제한 기간과 5년의 거주 요건을 감당할 수 있다면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이나 위례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 단, 자금 계획은 철저히 세워야 한다. 정부가 출구 전략 차원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융권 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총부채상환비율 조정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파트 매매가가 다소 하락 조정됐다. 그러나 오는 2월 11일 신규 분양·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혜택 특례가 종료되면 수요자들의 관심이 일반 매매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봄철 이사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매물과 거래량이 늘어나면 기존 집을 팔고 갈아타기도 쉬울 수 있다. 따라서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새해부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대출 금리나 세금 등을 감안해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호랑이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여도 좋다. 실수요자라면 시장이 소강 상태를 보이는 지금부터 급매물 위주로 매수에 나서야 유리하다는 얘기다. 다만 올해 집값 하락 요인도 만만치 않은 데다 국지적·일시적 시장 교란 등도 우려되기 때문에 가격이 고점보다 얼마나 저렴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전세 시장은 불안 요인이 많아 가격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세 가격이 5~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은 매매보다 전세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뉴타운·재개발로 인한 멸실가구 수는 지난해의 4배 이상인 9만8천여 가구에 달할 전망인데, 이들 이주 수요 대부분이 전세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노리고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소위 ‘보금자리 대기 수요’도 전세 시장 불안에 한몫 거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제공ㅣ리빙센스
글|이경은(조선일보 재테크 팀장)
사진|김외밀
진행|임상범 기자

출처: | 제공 : 이지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