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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agazine/생활*문화*이벤트

여자 맘은 여자가 더 잘 안다며?






워킹맘끼리 피 흘릴 필요 있나?
아내의 적은 남편이 아니라 여자다

여성들은 끊임없이 비교의 터널을 건너며 살고 있다. 크게는 ‘워킹맘 간의 비교’, 예를 들면 같은 워킹맘끼리 월급이나 대우 혹은 남편의 내조 지수(‘누구 남편은 적극적으로 집안일도 도와주고 아내 내조도 잘한대’ 등) 비교, 헌신을 다해 도와주는 친정 부모나 시댁 부모가 있는 워킹맘들과의 비교(‘누구네는 친정 부모나 시댁 부모가 자녀 사교육비도 대주고 틈틈이 아이들도 봐주던데’)와 ‘워킹맘과 전업맘 간의 비교’로 나뉜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비교는 워킹맘들만이 아니라 ‘한국 엄마’ 모두에게 해당되는 주제다. 비교의 증거 중 하나는 ‘엄친아’라는 말. ‘엄마 친구 아들은 어떻더라, 엄마 친구 딸은 어떻다던데’ 등의 표현은 엄마와 자녀, 그리고 가정 전반에 갈등을 일으키고 소통을 저하시킨다. 비교하기 전에, 그리고 저절로 비교가 되는 상황이라도 ‘나는 어떤 유형의 워킹맘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당신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뭐?”

A 매니저형 → 넘치는 애정과 관심을 줄일 당신만의 취미생활!
주변에서는 이미 당신을 ‘기인’을 넘어 사이코 정도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워킹맘 인데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거의 신적인 존재이며, 워킹 머신으로 불린다. 모든 보너스는 다 챙기면서 회사에서는 “우리 아들 이번에 1등했어”라고 자랑하는 그 여유까지.
하지만 당신 속은 말이 아니다.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죄책감 덩어리가 가슴에 똘똘 뭉쳐 있다. 이미 남편과 아이조차 당신의 그 완벽함에 질려버렸다. 누군가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줘야 한다. “엄마, 엄마는 친구 없어요? 왜 나하고만 놀아요?” 애도 자기 또래 친구들과 놀고 싶단다. 남편과 아이 좀 적당히 놔줘라. 놓고 나면 당신 마음도 한결 편해질 것이며, 그 둘이 당신에게 기생하는 기생충이 아니라 ‘가족’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B갈대형 → 주관과 직관대로 행동할 수 있는 깡!
소심의 극치! 동료들끼리 회식 한번 하자는 데도 남편과 애들에게 문자부터 날리고 답을 기다린다. 답문이 바로 오지 않으면 초조해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가족들이 당신을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정에 너무 갇혀 사는 당신, 갈대형 엄마는 주관도 직관도 없다. 그래서 늘 마음이 살랑살랑 불안하다.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자랑스럽기보다는 미안하고 불편하다. 결국 스트레스 받는 것은 자신이다. 남편이 봄이면 꼭 먹는 국은 뭔지 빠삭해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드라마를 볼 때 웃음이 나오는지는 잊은 지 오래다. 주관과 직관이 없으면 결국 나중에 이래저래 무시만 당한다. 당신, 그런 엄마 되고 싶어?

C방임형 → 가족의 도움!
당신은 아직도 피터팬이다. 결혼했다는 사실을 까먹을 정도로 아이는 시댁에 방치하고 내조 역시 꽝이다. 그런데 자기만 모른다. 속 좋은 남편이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방임형 워킹맘인 당신은 야근이든 회식이든 가족에게 협조를 구하기보다는 화부터 낸다. “내가 지금까지 일하다 왔지 놀다 왔어?”라고 소리부터 친다. 집 안은 늘 엉망이고, 아이의 알림장에 선생님의 권고의 말이 쌓여간다. ‘그래도 어떡해. 일을 그만둘 게 아니라면 일단 자고 내일 생각해야 하는데’가 바로 방임형 엄마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방임형 엄마는 아이가 커서 취직이 안 되면 ‘가게나 차려줘야지’ 하고 현실을 넘겨버린다. 남편에게도 마찬가지. 이미 시기를 놓친 사람일 수도 있고 가족에게 신경 쓰는 것이 귀찮은 사람일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먼저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가족의 도움이다. 어쩌면 방임형 엄마는 혼자서 끙끙대다 지쳐서 포기해버린 워킹맘일지도 모른다.

야야야, 싸우지 마, 힘 빠져!
워킹맘 vs 전업맘

일하는 아내는 임신, 출산,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일하지 않는 아내는 자신이 영원히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재취업을 고민하느라 머리가 바쁘다. 이때 서로 숨통을 틔워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닐까?

【 상황 1 】 “저 여자는 왜 반상회나 엄마들 모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아?”라고 따지지 말 것.
숨 틔우기(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알고 보면 일하는 엄마들은 우리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있는 중이야. 반상회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저 여자’는 우리 아이가 들어갈 기업에서 여성도 일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하며 살고 있는 걸 거야. 내 딸의 미래를 닦는 이들이 바로 ‘저 여자’라고 생각하자.

[ 전업맘K에게 벤치마킹할 것은? ]

동네 아줌마들과의 수다, 반상회. 야근하고 와서 사는 곳이 다른 워킹맘 친구를 부를 수도 없고 친정에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을 때는 동네 아줌마들에게 SOS를 청할 것. 출근 시간에 제약이 없는 그들은 바깥일과 집안일에 지쳐 파김치가 된 당신을 몇 시간이고 수다 파워로 품어줄 것이다.

【 상황 2 】 “저 여자들은 왜 나만 보면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피하는 거지? 옷도 촌스럽게 입는 주제에! 얄미운 것들!”이라고 분노하지 말 것.

숨 틔우기(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 전업맘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거야. 내가 지난번 학부모 총회 때도 나가지 않고 환경 미화 때도 도와주지 않아서 삐졌나 보네. 다음에 한턱 제대로 쏴야겠네. 5학년 2반 엄마 카페는 내가 만들고 다들 가입하라고 해봐야지.

[ 전업맘J에게 벤치마킹할 것은? ]
빠삭하게 꿰차고 있는 물 좋은 정보. 한 무리에 워킹맘 한 명만 끼어 있어도 놀이 장소의 수질 자체가 달라진다. 회사 근처부터 시작해 어디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 어느 동네에 가면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제대로 놀려면 워킹맘에게 SOS를 날려라!



plus 우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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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과 워킹맘은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아니라 공존 관계임을 자각해야 한다. 늘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세상에는 영원한 워킹맘도, 영원한 전업맘도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다 전업맘일 필요도, 워킹맘일 필요도 없다. 그래도 우리는 다 같은 ‘아내’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하는 아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자료제공_리빙센스
일러스트|김옥
진행|안소윤 기자
출처: | 제공 : 이지데이